성향연구소.
오늘도 연구소 · 1화

1화 · 점심 메뉴를 정하는 데 필요한 것

성향연구소의 첫 번째 파일럿 · 2026-11-05

01오전 11시 40분. 연구소 단톡방에 새 메시지가 뜬다.
방긋

오늘 점심 뭐 먹을까? 난 진짜 아무거나 좋아!

방긋

참고로 새로 생긴 타코집이 있대 🌮

아무거나의 범위는 이미 조금 좁아졌다.

02두근은 어제 점심에 있었던 일을 떠올린다.
두근

시무룩 어제 속 안 좋다고 하지 않았어?

시무룩

이제 괜찮아. 다들 먹고 싶은 걸로 해.

두근

그러면 안 매운 메뉴도 있는 곳…

두근의 브라우저에는 ‘안 매운 타코’가 검색돼 있다.

03새침이 근처 식당 세 곳을 비교한 메모를 보낸다.
새침

타코집은 12시부터 대기. 국숫집은 도보 4분. 백반집은 오늘 휴무.

방긋

우와 언제 찾아봤어?

새침

아무 계획 없을 때.

새침에게 ‘계획 없음’은 최종안이 아직 없다는 뜻이다.

04뿔딱이 세 가지 선택지가 있는 투표를 올린다.
뿔딱

좋아. 타코, 국수, 도시락. 1분 안에 투표!

두근

복수 선택 돼?

뿔딱

지금 필요한 건 선택이야. 가능성 수집 말고.

연구소에 처음으로 마감이 생겼다.

05투표 결과가 나온다. 타코 2표, 국수 2표, 도시락 1표.
방긋

도시락은 누구야?

시무룩

나. 오늘 도시락 가져왔어.

뿔딱

그 중요한 정보를 왜 지금…

시무룩

같이 고르는 건 재밌어서.

참여와 주문은 서로 다른 개념이었다.

0611시 58분. 점심 메뉴 회의가 18분째 이어진다.
두근

그럼 오늘은 국수, 내일은 타코 어때?

새침

오늘 타코에 투표한 두 사람이 내일도 타코를 원한다는 보장은…

뿔딱

새침아. 일단 신발 신어.

좋은 질문에도 적절한 식사 시간이 필요하다.

07다섯 연구원이 연구소 테이블에 나란히 앉는다. 국수 두 그릇, 타코 두 접시, 도시락 하나.
방긋

포장해서 같이 먹으니까 되네!

두근

우리가 원하는 게 같은 메뉴는 아니었구나.

시무룩

응. 같이 먹는 거였나 봐.

오늘의 연구 결과: 같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하나가 아니다.

08식사를 마친 방긋이 휴대전화를 다시 든다.
방긋

그럼 커피는 어디서 마실까? 난 아무거나!

새침

후보는 네 곳이야.

뿔딱

물 마셔.

연구는 오후에도 계속된다.

오늘의 이야기, 여기까지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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